본문 바로가기
로봇과 주변 환경

인공지능과 로봇

by 로봇정보월드 2025. 2. 26.
반응형

전공자들이 보기에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이지만, 전공 밖의 사람들이 보면 잘 구분이 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도 그런 것들 중 하나인 모양이다.

 

학문적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을 구분하기란 매우 쉽다. 최소한 실물이 없으면 로봇이라고 할 수 없다. 위키백과에서 로봇의 정의로 등록되어 있는 표현은 아래와 같다.

  1. 『기계』 인간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걷기도 하고 말도 하는 기계 장치.
  2. 『기계』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

이처럼 로봇과 기계의 범주는 애매할 수 있을지언정, 로봇과 인공지능은 그 구분이 명확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로봇과 인공지능을 모호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을까. 몇 가지 추측해 보건대 이는 아마 사람들이 로봇이라 하면 휴머노이드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많고, 휴머노이드라면 인간적이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전제가 있다면 당연히 로봇은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있어야 하며, 그렇다면 그것은 같은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영화에서 나오는 로봇들이 대체로 그런 것 역시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로 볼 수 있는 것은 많은 인공지능이 이름에 -봇(-bot)이라는 접미사를 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PVP 게임에서 컴퓨터를 상대하는 것을 봇전이라는 용어로 부르며, 구글 봇처럼 웹에서 정보를 크롤링하는 크롤러도 봇이라는 접미사를 달고 있다.

 

비교적 최근 영화인 와일드 로봇. 동물들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로봇을 볼 수 있다.

 

유명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vs AI 게임. 널리 봇전이라고 하며, 인공지능들은 모두 봇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물론 범주가 다를 뿐, 인공지능과 로봇은 궁극적으로는 같이 발전해 나가는 분야이기도 하다. 순수한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다루는 데는 매우 뛰어나지만, 물리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 IoT 하우스처럼 모든 것을 신호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꾸며진 환경이라면 인공지능만으로도 꽤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실제 세계는 그렇게 꾸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공지능이 없는 로봇은 단순반복에서 커다란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써는 현실의 물리 세계와의 상호 작용을 위해, 로봇으로써는 할 수 있는 일의 다양화를 위하여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현 시점에서의 상황을 보면, 인공지능을 선두에서 다루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 이를테면 nVIDIA나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연구에 뛰어드는 상황을 매우 쉽게 볼 수 있다. 유니트리 같은 중국 기업들의 약진도 만만치 않다.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하기 시작한다는 뉴스나 본격적인 협업을 하겠다는 기사 등이 뜨면 로봇 비슷한 것을 조금이라도 한다고 알려진 기업들의 주가가 널을 뛰곤 했다. 딥러닝은 휴머노이드를 만들기 위하여 없어서는 안 되는 수준까지 올라섰으며, LLM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실제로 인공지능 연구자들이나 로봇 연구자들이 서로의 영역에 발을 들이며 발전해 나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현재는 확실히 구분되는 개념이라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단순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정도의 개념으로 분류되고, 사실상 같은 것의 구성 요소로 취급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시대가 되면 지금과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반응형